중고 서랍장 칸막이 DIY 절약 새 수납함 안 사고 공간만 나눠본 변화에 대해서 공유합니다.
집안을 정리한다는 건 어느 순간 불쑥 찾아오는 숙제 같았습니다. 아이들 옷을 넣어두는 서랍을 열었을 뿐인데, 큰딸의 머리끈과 둘째의 작은 장난감, 막내가 흘려둔 양말까지 뒤섞여 나오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괜히 산만해졌습니다. 그렇게 바라보다 보니 오래전에 사둔 중고 서랍장의 내부 홈이 눈에 들어왔고, 그 작은 발견이 이번 DIY를 시작하게 만든 첫 장면이었습니다.
시작
서랍을 통째로 들어 바닥에 내려놓고 자세히 살펴보니, 예전에는 칸막이가 있었을 것 같은 자국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 흔적을 보는 순간, 굳이 새로운 수납함을 살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힘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전 와이프와 정리 이야기를 하며 새 수납함 가격을 보고 고개를 젓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그 기억 덕분인지 서랍장 자체를 다시 활용하는 길이 더 의미 있어 보였습니다. 그러던 중 2025년에 발표된 행정안전부의 재사용 가이드 자료에서 기존 가구의 재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내용을 확인하면서 마음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괜히 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더 큰 안도감을 안겼습니다.
실천
주말 아침, 집이 아직 고요할 때 공구 상자를 꺼냈습니다. 서랍의 길이를 여러 번 재어보며 합판을 맞추고 조용히 자르고 또 다듬었습니다. 느린 손놀림이었지만 그 느림 덕분에 오히려 안정적으로 진행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큰딸은 반쯤 감긴 눈으로 다가와 무엇을 만드는지 물었고, 둘째는 자기 칸이 생긴다는 말에 갑자기 부지런해졌습니다. 막내는 상황을 이해하진 못했지만 작은 손으로 나무 조각을 건네며 도와주는 척을 했습니다. 그 모습들 덕분에 작업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여러 번 맞춰보고 다시 자르기를 반복한 끝에 칸막이가 서랍 안쪽 홈에 정확히 들어맞는 순간, 그 조용한 짜릿함이 오래 남았습니다. 와이프도 서랍을 열어보며 예상보다 훨씬 정리가 잘 된다며 여러 번 들여다봤습니다.
인터넷에서는 DIY로 고친 가구는 금방 망가진다는 말이 돌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이 2025년에 발표한 목재 가구 안전 자료에서는 기본 구조가 탄탄할 경우 가벼운 개보수는 사용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이런 근거를 확인하고 나니 흔히 떠도는 이야기들이 얼마나 과장되어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변화
수납을 다시 시작하면서 처음 느낀 건 서랍을 여는 공기가 달라졌다는 점이었습니다. 물건들이 자기 자리를 제대로 찾아간 듯했고, 서랍의 깊이도 더 넓어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큰딸은 그동안 양말 짝이 자주 사라진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며 스스로 몇 번씩 정리를 반복했습니다. 둘째는 자기 물건 구역이 생겼다는 사실에 계속 들떠 있었고, 막내는 그저 정돈된 서랍을 보며 장난감을 넣었다 뺐다 하며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서랍 하나 바꿨을 뿐인데 정리 흐름이 훨씬 부드러워졌고, 무엇보다 지금 있는 물건을 다시 활용하는 태도가 생활 전반에도 자연스레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느낌
단순한 나무 조각 몇 개가 집 안의 조용한 질서를 바꿨다는 사실이 오래 남을 만큼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새로 산 가구보다 더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내 손을 직접 거친 결과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와이프는 정리가 쉬워졌다고 말하며 만족스러워했고, 아이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공간을 작은 비밀 창고처럼 느끼는 듯했습니다. 이 작은 작업이 가족에게 가져온 변화는 금액으로 따질 수 없는 온기였습니다.
새것을 사지 않아도 될 때가 참 많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고, 그 과정에서 느낀 자잘한 성취가 하루를 훨씬 단단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집 안에서 손만 조금 대면 달라질 공간을 발견한 적이 있으신가요 비슷한 경험이 있다면 함께 나눠보고 싶습니다.